사고법 정리

가끔 사고하는 방법에 대해 질문이 들어와 나름 제 방법을 정리하여 공유합니다.

최근 채널에 공유한 글 중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이야기도 있어서 자신만의 사고법을 정리하고 고도화한다면 양극화되어가는 세상에서 큰 메리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그 전에 저의 전제를 말씀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콘텐츠 매체는 중요하지 않다. 매질도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사고를 하는 습관 자체

사고 결과에 대한 검증과 반성을 반드시 수행하여 교정을 해야한다.

내 입장이 아닌 key를 쥔 입장에서 생각하자.

정리된 요소들은 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한다.

제 방법은 배경지식을 활용한 사고->예측->비교->반성->교정->기록->기록의 배경지식화를 무한 반복하는 방법입니다.

당연히 시계열에 따른 상황 변화가 있을 것이고 이 역시 배경지식에서 업데이트, 현 상황을 인지하고 배경 지식에 매칭, 예상과 결과 간 비교를 통해 틀린 부분은 내가 무엇을 잘 못 보고 있는지를 기록하고 향후 같은 패턴의 사건이 발생했을 때 반성 결과를 고려하여 다시 예측해나가며 오차 폭을 좁히는 방식입니다.

그 전부터 사고하는 습관은 몸에 배어 있었지만 이를 정교화하고 고도화하는 작업에는 그리 많은 신경을 쓰지 않았기에 저는 서른 둘이 되어서야 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다행인 것은 습관이 배어 있었기에 지식이 파편화된 형태로라도 많이 남아 있었고 기업 전략 업무와 개인적인 호기심에 의한 시뮬레이팅, 검증 작업이 이를 연결시켜 주었습니다.

저의 방법을 채택하실 용의가 있으시다면 서투르더라도 상기 작업을 진행하며 문서화/도식화를 진행해보시길 바랍니다. 직접 기록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알고 있는 지식 간의 관계를 도출하는 속도가 달라집니다.

A. 상황의 데이터화

누구든 뉴스를 보면 단순 텍스트나 미디어, 인포그래픽 형태로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AI의 발전과 여러 정보 매체들의 자발적인 정보 요약으로 내용의 핵심을 파악하기 더 쉬워졌습니다.

그러나 이들에게 새로운 인사이트를 내보라고 하면 잘 내지 못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본인은 철저히 수요자의 입장이었고 공급자의 입장이 되어본 적은 없기 때문입니다.

공급자의 입장이 되어보지 못하면 비판적 사고를 한다고 해도 그 깊이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고 자연히 논리에 헛점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는 사람의 지적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라 입장 차이입니다. 자동차를 보유한 사람이 유가에 민감한 것을 미보유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상황 내 객체들의 속성을 파악하고 그들 간의 관계 구조를 기재해보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누군가에겐 중요한 일이고

내가 이건 중요하다 라고 본 것이 알고보니 별게 아니었음을 알게 됩니다.

산업마다 중요한 속성이 다르나 보통 그 기업에 대한 소식을 접할 때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몇몇 산업의 대표적 속성을 짚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산업섹터

대표 속성

공통 속성

석유화학

유가, 정제마진

수요 & 공급

IT서비스

MAU, 금리

수요 & 공급

배터리

수율, 원자재가 (리튬, 코발트, 니켈, 구리 등)

수요 & 공급

건설

철강가, 인건비, 지가

수요 & 공급

반도체

소재, 장비, 원자재, 시기 (반도체 교체기)

수요 & 공급

상기한대로 저는 모든 것의 공통 속성으로 수요와 공급을 둡니다. 대표 속성의 원자재가 등도 모두 수요 공급의 영역이며 수율같은 것은 기술력의 문제이지만 그 수율을 개선하는데에 필요한 인재, 장비 확보 등도 어떻게 보면 수요 공급의 영역에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저러한 속성들을 기본 속성으로 두되, 상황에 따라 법률이나 신기술 속성을 추가하며 배경지식을 최신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표 속성과 공통 속성의 특징은 시장의 유구한 역사가 유의미하다고 판단하였기에 기술적 분석의 장기 추세선과 같이 신뢰도가 높으며 상황이 변하더라도 그 중요성이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이에 이를 항상 염두해두고 변화한 상황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B. 데이터 업데이트와 세분화, 변화한 조건의 의미 파악

2022년 하반기 시장의 핵심 이슈는 미국의 리쇼어링이었습니다. 이미 너무 유명한 IRA/CHIPS법 외에 바이오 규제법인 Biosecure도 함께 언급되었고 미국의 정책 추이를 따라 EU 등도 리쇼어링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리쇼어링은 기존 시장엔 없던 조건이었기에 이를 신규 속성으로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었으며 업데이트 하기 전 배경을 조사하였습니다.

리쇼어링을 하는 이유 -> 코로나 당시 증시 폭락의 원인은 코로나 자체보다는 중국의 봉쇄령. 이로 인해 세계 제조 공급망이 막히고 직간접 투자한 자본이 묶이고, 거대한 시장 하나가 사라짐. 이는 전세계 국가가 중국에 과잉 투자/과잉 의존하고 있었음을 시사함. 즉 리쇼어링은 특정 국가에 공급망을 과잉 의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시행

왜 하필 반도체/2차 전지(신재생에너지)가 핵심인지? -> 반도체의 경우 일종의 전략 자원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그 수준에 따라 국가 안보와도 좌우되는 문제. 특히 2차 전지 및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리튬이 핵심 원자재인데, 가뜩이나 총 매장량이 낮은 원자재가 중국에 주도권이 있어 위안화로 거래되는 상황.

그 외 영역은 왜 안패는지…? -> 2000년대 전세계 국가의 저물가 고성장 기조는 중국이 인민을 갈아 만든 성과.

저가에 원료 및 원자재 수급/가공이 가능했고 소재/부품/완제품 영역까지 저렴한 부가비용으로 조달이 가능했기에 가능했던 일.

즉 미국은 중국이 세계의 셔틀이 되길 바라지 패권에 도전하길 바라지 않는다..

다만 국가 안보나 달러 파워에 위협되는 영역은 언제든 다시 패버릴 것.

즉 리쇼어링은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는 것 외 국가 안보, 달러 파워 강화 등이 목적이었다 라고 유추 가능합니다.

여기서 배경지식을 조금 더 덧대면 미국 정부의 조직도에는 “에너지부”가 따로 있습니다. 한국에서 에너지가 산업부 산하에서 관리되는 것과 달리 미국은 에너지의 가치를 좀 더 높게 두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이 리튬 결제 화폐를 위안화에서 달러화로 바꾸는 것도 목적이 아닌가 생각했었습니다.

이러한 가설들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으니 일단 메모해두고… 미국 리쇼어링이라는 속성이 있으니 관련 산업 영역에서 그 의미를 좀 더 깊게 파악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산업영역

규제범위

목적 추론 (가설)

반도체

중국 내 일정 공정 이상의 반도체 생산 금지, 장비 반입 금지

중국 반도체 멸망

2차전지 + 신재생 에너지

생산 시 위험 우려 국가 내 부가가치가 일정 비중 미만, FTA 체결 국가 중심으로 거래

달러 파워 강화

물론 2024년이 된 지금은 저 가설들이 대부분 맞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겠지만, 2022년 당시만 해도 법에 대한 분석 자료가 넘쳐났습니다. 제각각 뷰가 갈렸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 반도체/2차전지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한 논의가 아주 치열히 오갔는데, 당시 저는 한국의 수혜라고 확신을 했습니다.

물론 이에는 한국 산업의 속성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C. 기존 지식과 새로운 조건의 연결

B의 마지막에서 한국 반도체/2차전지가 수혜라고 한 이유는, 제가 한국 산업이 가지는 의미와 한계를 어느 정도 데이터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는 내 뇌내 망상이며 공신력있는 자료는 아닙니다만, 어쨌든 그렇습니다.

각 산업의 한계를 파악하기 전에 특징부터 정말 간단히 잡아 보겠습니다.

반도체의 특징 (완제품)

구분

역할

특징

시스템

명령을 처리하는 역할

미국 중심

메모리

명령의 결과를 저장하는 역할

한국 중심

그 외

인식하거나 통신하거나 등등..

여기서 미국이 특히 신경쓰는 부분은 당연 시스템일 것입니다. Intel, AMD 등 전세계 CPU 시장 주도권은 미국이 쥐고 있으며 메모리는 미국의 주류 산업이 아니기 때문.

그럼 약한 메모리를 보완할 수 있지 않냐? 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연 약점을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종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역할은 명령을 처리하는 것이 핵심이라 결국 시스템이 최우선입니다. 즉 메모리 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 대비 그 중요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반도체 산업을 좀 더 깊이 파고들면 시스템/메모리 외 각 권역 별 특징이나 특정 기업의 장비 독점도, 중요한 공정의 변화 등을 더 짚어야 하는데 본 장은 사고법을 정리하는 장이니 이는 후에 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저런 리쇼어링 상황에서 미국은 단순히 자국 산업만 리쇼어링 하는 것이 아닌 세계 각국의 반도체 사업 역시 중국에서 철수하길 적극 권고했는데, 여기에 중국에 소재한 한국 기업들도 그 범위에 들어가 23년 상반기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주가가 저점에 머무르는 결과를 야기했습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저는 시스템 대비 메모리의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 한국은 어찌됐든 미국의 핵심 동맹국 중 하나인 것을 이유로 들어 중국 공장 재가동에 대해 주시했고, 미국에서 공장 가동을 승인하자마자 하이닉스를 매수했습니다. 당시 평단이 8만 5천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왜 삼성전자가 아니라 하이닉스냐? 라는 것에서는 제가 따로 조사한 것에서 HBM이라는 제품을 발견했기 때문이고

향후 AI시대가 다가오면 HBM에 의한 수혜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였습니다.

익절은 했는데 그냥 홀딩할걸.

배경지식과 환경, 변화한 조건과 또 그 조건이 변화하는 트리거를 포착하여 매수를 잘 결정한 사례라고 자부합니다.

귀찮아서 2차전지는 안 다룸.

이후 2H23, 1H24는 모두 반도체의 시대였고 좀 더 세분화하면 AI 자체가 아닌 AI칩, 그리고 AI칩의 특성에 의해 파생된 테마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이닉스 외의 종목은 제가 게을러 많이 먹진 못 했지만 기술적으로 대두될 수 있던 것들은 다 짚었으니 그에 대해서도 한 번 해설을 하겠습니다.

D. Segmentation & C-Level에서 생각하기

기성 메모리는 DRAM과 NAND로 구분되었습니다. DRAM은 시스템 반도체의 연산을 보조하는 역할이었고 NAND는 산출된 결과를 저장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HBM은 DRAM이 AI에 특화된 형태로 개량된, 프리미엄 제품으로 AI칩에 특화된 방식으로 연산을 보조합니다.

저는 단지 DRAM의 고급화 버전이라 생각했기에 하이닉스를 일찍 매도를 했던 것이니 역시 아직 갈 길은 먼 것 같습니다.

저는 고급화 버전 = 가격이 비싸다에 주목, 내가 가격 비싼 것을 어떻게 쓰더라..? 하고 생각했습니다.

첫 차였던 캠리… 나중가선 사고가 나도 났나보다. 하고 넘겼는데

벤츠는 어떻게 했더라…?

매주 세차하고 하부 세차 돌리고.. 혹시 기스날까봐 솔도 꼼꼼히 보고…

AI칩도 똑같지 않을까.

비싸니까 엄청 아껴쓰지 않을까.

그리 생각하고 데이터센터 관리법을 살펴보니 액침냉각이란 키워드가 보였습니다. 이게 23년 10월쯤이네요.

아마 텔레그램에서 최초로 언급한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배경지식으로 AI칩이 전력을 많이 쓴다는 것과 DRAM의 핵심 매출이 B2B(데이터센터임)을 알고 있었고, 데이터센터 규모가 점점 확장됨도 포착, AI데이터센터의 확장은 대규모 수주와 다량의 전력을 요함을 파악,

액침냉각과 전력 인프라에 대한 것을 언급했던 것입니다. https://rodeco.co.kr/

그 외 전세계 리쇼어링 기조와 EUV 공정의 중요성, 그 공정의 장비가 네덜란드 ASML 독과점임을 파악하고 EUV 국산화가 연구될 것도 예측, 언급했던 기억이 납니다.

즉 제가 했던 방법은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대한 전제 파악 (반도체의 경우 리쇼어링)

산업의 기본적인 조건 파악 (역할과 각 국 산업 현황)

변화한 조건과 의도 파악 (CHIPS법)

산업 트렌드 파악 (AI칩)

경영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데이터화-> 피드백-> 업데이트